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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신입회계사 Part 5. 재고실사

웹소설: 55세신입회계사

by 점쟁이회계사 2023. 9. 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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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에선 클라이언트들의 자산이 12월 말일자로 진짜 정확하게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사를 나간다. 2월에 감사 나가서 "우리 회사가 12월 말에 재고가 234234억 원 치나 있었어요" 하면서 작정하고 구라 치면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팀도 별 대단한 클라이언트는 없지만 여러 개의 재고실사 일정이 잡혔다.

보통 신입들에겐 상당히 부담되는 일정일 수 있는게....혼자 능구렁이 같은 아저씨들이 드글대는 현업으로 나가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보통은 선임들이 있어서 뻘짓해도 막아주곤 했었는데 여기선 그게 안되기 때문.

하지만 나는 당연히 걱정이 없었다. 업무경력이 30년 가까이 되는 고수 형님이 함께해주....

<<뭐? 재고실사? 야야 30년 전 일인데 내가 그걸 어떻게 기억하니. 뉴스텝 때 한번 나가고 가본 기억이 없는데>>

라고 말은 하시지만 그래도 잘 도와주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 그... 그렇지 형?

 

 

실사는 오지(?)에 있는 공장이나 창고를 찾아가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다간 관절이 상각 되거나 감액될 수 있기에 거의 32441년 정도 연식이 되어가는 어머니차 NF소나타를 빌리기로 했다.

"부르릉~"

2.4리터 엔진에서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어머니 차인데 왜 2.4리터 엔진으로 사셨냐고? 어머니가 과거 부동산으로 재미를 보시고 현대차 매장에 가서 제일 비싼 소나타 주세요라고 해서 뽑은 차라서 그렇단다. 최근에도 스마트폰 요금제를 겁나 호구 잡혀 사셨던데 그런 것처럼 약간 속으신 것 같기도 하고...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아 도착했어? 날씨 좋네? 나 때는 눈이 무릎까지 쌓여가지고 못 간 적도 있는데.ㅎㅎ  옷은 따습게 가지고 왔지? 공장은 이상하게 바깥보다 춥다니까>>

화성에 한 공장에 왔다. 형 말대로 점퍼를 두툼하게 입고 오길 잘했다.

차에서 내리려는데 여자 동기 놈이 카톡이 왔다. 자기는 와인 보관하는 동굴 와있는데 너무 따뜻하다며...

별의별 재고실사가 다 있군 하며 구시렁거리며(배 아파하며) 사무실로 보이는 컨테이너 박스로 다가갔다

"누구? 아 아 회계사님 이세요?"

"아 넵 안녕하세요 김근원 회계사입니다 "

간단하게 명함을 교환하고 담당자가 재고를 보여준다며 나를 창고로 안내해 준다. 당연히 재고 리스트가 담긴 파일은 이미 인쇄해서 손에 들고 있는 채로다

"자 여기가 A동이고요 여서부터 저기 B동까지 저희 재고입니다"

창고는 광대했다. 커다란 플라스틱 드럼통 같은 곳에 정체 모를 액체가 담겨있었다. 뭐 황산 어쩌고 하는 것을 보니 화학약품인 것 같은데 이 회사는 내가 중간감사를 나오지 않아서 내용을 잘 모른다

"하하하 너무 많지요? 어디부터 보실 건가요?"

"어차피 전수조사는 못하니까요 제가 샘플 몇 개만 불러주시면 그 재고가 있는 곳을 가서 보여주세요"

가장 금액이 큰 재고자산이 뭐가 있는지 보고 몇몇 개를 체크해 왔다. 담당자가 보더니 알겠다면서 안내를 해준다

 

"자 이거를 좀 볼까요?"

"아 네 요오드화칼륨용액 말이죠. 여기 이겁니다. 보이시죠? 여기 눈금 90리터"

"아 네네 맞네요 그럼 다음으로..."

 

\<호오.... 잠깐만>>

형이 의미심장한 목소리를 낸다 

 

"왜요 형? 뭐 이상한 거 있어요? 실재성(진짜 존재하는지) 확인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저 드럼통에 있는 물질이 표지판에 붙은 저 물질인지는 어떻게 알아? 그냥 수돗물일 수도 있잖아>>

"아... 그... 그러네요... 아 근데 작년에도 이렇게 했데요, 저걸 내가 찍어 먹을 수도 없고 어떻게 알아요"

<<너는 구분 못해도 저 사람들은 할 수 있겠지? 저 사람들은 황산 100리터 주문해서 들여오면 그게 황산이 맞는지 검출기던 시약이던 확인하는 기구가 있지 않을까?>>

 "아아!!!"

책에서인가 어디서인가 배운 내용이 떠오른다 "재고실사가 아니라 실사입회를 하는 것이다다. 카운팅은 회계사가 아니라 회사 담당자가 하고 회계사는 그 과정을 지켜본다 "

 

다급히 공장 담당자를 불러 세운다 

"저기 임대리님? "

 

담당자가 놀라서 대답한다

"네? 무슨 일이시죠"

 

"여기 방금 체크한 통에 있는 액체가 라벨에 붙은 액체가 맞는지 어떻게 확인하시나요"

담당자는 웃는 표정이지만 약간 상기된 얼굴이 되었다.

"아 ...그거요...아 제가 사실 여기 온지가 얼마 안되서...잠시만요" 

(응? 대리인데 얼마 온지가 안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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